뮤지컬 김종욱 찾기-엄기준

재미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야기는 아주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이고, 막판에 급작스럽게 사건이 마무리되는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노래도 꽤 귀에 잘 들어오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집중해서 보았다.
작은 공간을 적절히 활용하였으나, 땅에 앉아서 연기하는 부분들은 앞 사람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내 뒤에 있는 사람도 고생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꽤나 좌우로 왔다갔다거렸으니까)

첫사랑 찾기라. 첫사랑이 정확히 누구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대강 그 사람이다라고 정하고 누가 물어보면 그 사람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어디있는지도 알고 맘만 먹으면 연락처도 알 수 있고, 뭐하는지도 알고 있지만, 굳이 만나고 싶지는 않구나. 환상은 깨진지 오래이고, 만나면 괜히 불쾌해질 것 같아서 만나고 싶지 않다.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오나라의 그 말, "마음이 식어가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것이 싫어서 피한다. 상처받고 싶지않다."는 말이 와닿았다. 상처받을 용기가 없으면 사랑은 커녕 연애도 하기 어려운 것이다. 나도 다시는 상처받고 싶어서 말로는 연애하고 싶다를 외치면서 정작 소개팅 자리가 나오거나 하면 잘 안나가는지도 모르지.

전병욱의 1인 다역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다만, 그의 캐릭터를 자꾸 심어주려고 하는 통에 주인공들에게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그에게 집중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점이 안 좋았다. 조연은 어디까지나 조연에 머물려야 한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전병욱이 단연 이 뮤지컬에서 돋보였다.

오나라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목소리가 완전히 쉬어서 듣는 내가 고음 처리 부분에서 어찌나 불안하던지. 연기는 좋았지만, 더블이 아니라 단독 캐스팅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장기공연이라는 점에서 빨리 회복이 필요하겠다. 커버는 없는건가. 한 일주일은 쉬게 하지.

엄기준은 처음 봤는데, 필견배우 목록에 당장 입성. 역시 왜 이 사람의 헤드윅을 보지 않았던가 후회에, 올해 <벽을 뚫는 남자>를 못 본 것도 후회. 이제라고 챙겨봐야겠다. 멋지다. T.T 이 사람이 김종욱을 연기할 때 어찌나 느끼하고, 엄기준을 연기할 때는 어찌나 귀엽던지. 이 세상에 멋진 사람은 정말 많구나. (이 사람 첫 등장시 "꺄악" 소리가 들리던데, 인기가 대단하더라.)

오만석의 연기는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특히 그 느끼한 김종욱 연기는 어떨까. 한번도 이런 면을 본 적이 없어서 과연 잘 어울릴까 염려되지만, 만짱이니까, 잘하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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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르스 | 2006/06/09 09:10 | 공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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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도일 at 2006/06/09 09:21
엄기준 헤드윅만 세번 봤고, 벽을 뚫는 남자도 봤지요. -_-v
엄기준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연기는 사랑에 빠진 바보에요. 미숙함, 떨림, 귀여움이 제대로거든요.
그래서 그리스를 엄기준때문에 또 다시 보고(...)
Commented by 니야 at 2006/06/09 09:28
저는 엊그제 엄기준 캐스팅 봤고, 27일날 오만석 캐스팅 봐요. 전병욱 정말 최고죠! 반해버렸다니까요
Commented by 마르스 at 2006/06/09 09:30
도일 / 희끄무레한 남자 참 좋아하는데, 엄기준 참 희끄무레하더이다.
니야 / 나랑 같은 날 본다!
Commented by 191970 at 2006/06/09 09:39
저도 엄기준의 헤드윅 봤어요.:) 엄기준씨도 팬 참 많은 배우라는 소리를 들은 거 같아요.
아아 후기쓰신 거 보니 엄기준의 김종욱도 보고 싶어지네요. 일단은 만짱 공연부터 보고.ㅠㅠ 보고 싶은 공연 천지.
Commented by 핑크빛스카프 at 2006/06/09 11:58
앞으로 한달후에 보는데 기대치 만땅!!!
오나라는 더블이 아니라서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할텐데 좀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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